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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소설, 미나토 가나에 <고백> 리뷰

 

[소설의 줄거리]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일본 스릴러, 추리소설이다.

사건의 발생은 유코 선생님의 하나뿐인 4살배기 딸, 마나미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수영장에서 익사로 추정되었으나 사실은, 유코의 반 학생이었던 나오키와 슈야의 짓이었다. 슈야는 살인을 함으로써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마나미에게 감전을 시켜 죽이려했고, 나오키는 실패자라고 무시했던 슈야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살아있던 마나미를 수영장에 빠트렸다. 선생님은 그후 남편의 혈액을 채취하여 나오키와 슈야의 우유에 HIV바이러스를 투입하였다. 나오키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집에 있는 동안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더니 결국 자신의 엄마를 살해했다. 슈야는 처음에는 왕따를 당했다가, 반장이었던 미즈키와 친하게 지내다가 우발적으로 미즈키를 죽인다. 그리고 엄마가 재혼했다는 것을 알고 학교에 폭탄을 설치하여 엄마의 관심을 받으려 하지만, 폭탄은 슈야의 엄마가 있는 연구실에서 터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구성]

 

제1장, 종업식날 반 학생들에게 말하는 유코 선생님의 독백

제2장, 반장 미즈키가 유코 선생님께 전하는 글

제3장, 나오키의 누나가 발견했던 나오키 어머니의 일기장

제4장, 나오키의 독백

제5장, 슈야의 독백

제6장, 유코 선생님의 독백 및 전화

 

[리뷰]

 

소설 고백은 각 등장인물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따라서 각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사건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100%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이것이 작가가 전하려는 메세지였을까

 

이 소설에서는 청소년법, 가정폭력, 학교폭력(왕따), 에이즈 등의 사회적인 문제를 많이 다룬다. 범죄를 저질러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감형되는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독일의 법을 인용하기 때문이겠지. 

나오키와 슈야 모두 어린 시절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 나오키는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너무 소심한 아이였고, 슈야는 가장 사랑했던 엄마에게 학대를 당했고 혼자 남겨졌었다. 이들의 엄마가 조금만 더 아들에게 관심을 가졌더라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아무리 어린 시절의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살인행위를 정당화할수는 없다. 이 세상에는 나오키와 슈야보다도 더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을 아이들이 많고, 그들이 모두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배경이 원인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살인을 선택했던 것은 그들 자신이다. 

따라서 나는 앞전에 소설 아몬드 리뷰에서, 윤재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다고 했던 것을 정정하고 싶다. 소설 속 마나미를 죽이기전 슈야는 어린 꼬마를 아름답게 묘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른다. 살인은 감정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어떤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

둘은 결국 엄마를 잃게 되었는데, 이것이 그들에게 벌이 될 수 있을까. 반성은 전혀 하지 않을것 같은데. 오히려 이것에 복수를 품고 더 많은 죄를 저지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유코 선생님의 우유 작전이 성공했으면 싶었다. 나오키와 슈야 엄마의 죽음은, 나오키 가족과 대학 연구실에 있었던 죄없는 사람들과 유족에게 불행을 주기 때문에 이 선생님의 잔인한 복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한국의 가부장적인 사회에 익숙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빠들은 뭐했나 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엄마가 조금 더 사랑을 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남녀차별에 반대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양육은 엄마 담당이라는 사상에 세뇌되어 있었나보다.

 

 

반전에 반전을 더했던 이야기. 처음 유코 선생님의 서론은 길었고 다양했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었다.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데뷔작인데, 정말 공들여 썼음을 알 수 있다. 영화도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