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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소설 아몬드 후기 (저자 손원평)

 

줄거리

1부.


"나"는 웃지 않는다. 아니, 웃은 적이 없다. 편도체(일명 아몬드)가 너무 작아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뇌에 좋다는 아몬드를 엄마가 질리도록 먹여지만, 소용 없었다. 나는 기쁨, 분노, 사랑, 즐거움이 무엇인지 모른다. 엄마와 할멈의 노력으로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살 수 있게 되었다. "억지로" , '고마워' '미안해' 등 과 같은 전혀 감정 없는 말을 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나의 생일에 엄마와 할멈과 나는 눈오는날 냉면을 먹으러 갔다. 엄마와 할멈이 먼저 나갔는데 묻지마살인사건이 일어났다. 1명이 다치고 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엄마와 할멈이 있었다. 나는 슬픔을 느끼지 못했지만, 여러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령, 왜 엄마와 할멈이어야 했을까. 오늘 집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질문에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3부.


엄마가 식물인간이 되고 할멈이 돌아가신후,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난다. 2층 빵집 사장님이자, 책방 주인인 심박사. 원래 심장외과 의사였던 심박사는, 엄마와 부쩍 친해 나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만나게 된 윤교수. 그의 아내는 시한부였고, 몇년전 잃어버린 아들을 드디어 찾아서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윤교수는 내게 아들인척 한번만 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들어주었다. 그때는 그게 큰 일이 될 줄 몰랐다. 진짜 아들이 우리반에 전학온 "곤이"라는걸 알게되기 전까지는.
곤이는 나를 계속해서 괴롭혔지만, 나는 곤이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 아니 그런 반응을 할 줄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피자집에서 사건이 터졌고 그후로 곤이와 나는 달라졌다. 곤이는 학교에서 조용히 지냈고, 나는 오히려 곤이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곤이도 내게 호기심이 생긴듯하다. 나와 곤이는 자주 만났고,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친구가 되었다. 내가 빠졌던 수학여행에서 도난사건이 일어났고, 곤이가 범인으로 의심받았다. 끝내 진범은 밝혀졌지만 아무도 곤이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그렇게 잘 지내던 곤이가, 최고가 되어야겠다며 사라졌다.

곤이가 사라지기 전, 내 몸에 변화가 생겼다. 도라라는 여자를 만날 때마다, 심장이 뛰었다. 감기인줄 알고 약도 먹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심박사에게 말했더니, 아주 좋은 변화라며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거절했다.


4부.


곤이는 철사형에게 잡혀 있었고, 나는 곤이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애썼지만 곤이 대신 철사형에게 칼을 맞았다. 왠지 그러고 싶어졌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곤이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시 깨어났고,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곤이의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내 앞에는 휠체어에 앉은 어떤 여자가 있었다.
엄마였다.

 


 

느낀점

책을 읽고 바로 쓰다 보니, 줄거리를 소설형식으로 쓰게 되었다. 아몬드는 여러 곳에서 추천을 많이 해 줘서 도서관에 예약한 끝에 읽게 된 책이다. 호흡이 짧아서 빨리 읽을 수 있었고, 이해하기가 쉬웠다. 하루에 약 1시간씩 3일 읽었다. 사실, 첫날 다 읽고 싶을정도로 빠져들었지만, 출근 때문에 어쩔수없이 조금씩 읽게 되었다.

 


줄거리는 주인공인 "선유재" 의 성장 이야기이다. 사실 책 초반에 내안에 괴물이 나온다고 했고 이 책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해서, 새드앤딩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1부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칼에 맞은 부분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대로 읽은게 맞나 해서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제일 첫장에 나온 이야기가 그 날 사건 이야기인것도 뒤늦게 알았다. 역순행적구성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실제로 주변에 한두명씩 있을 법한 인물이다. 주인공인 선유재같은 아이는 잘 못봤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의 어린시절이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잘못 자라게 되면 사이코패스가 되어 범죄까지 저지르는 것이 아닐까? 왜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는지, 어떻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그러고보니 더욱 무서워진다. 진짜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주인공의 경우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에게 교육을 잘 받아와서 좋게 성장했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곤이라는 아이는 심성은 착한데, 성장환경이 그를 나쁘게 변화시킨 케이스이다. 처음에는 곤이가 친엄마 보기를 거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보니 곤이아빠가 그렇게 자란 곤이를 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곤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조금씩 가까워졌어야 했는데 바르게 자랐던 곤이아빠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곤이가 윤재를 만나면서 착해지나 싶었지만, 결국 다시 떠나는 모습이 정말 현실적이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도라는 잠깐 나온 인물이지만, 주인공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윤재에게 감정이란것을 느끼기 시작하게 한 인물이다. 공부는 못하지만, 밝고, 자신의 꿈이 있는 인물이다. 사랑이란 것이 정말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느껴지기도 했다.

 


심박사는 윤재를 지원해주는 인물이었는데, 심박사의 양아들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심박사에게도 아들이 없고, 윤재에게도 아빠가 없으니깐.  왠지 윤재는 엄마의 결정에 따를 것만 같지만.

 

한편으로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가 부럽기도 했다.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 따위는 받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극한 일을 눈앞에서 봐도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니까. 어쩌면 그래서 윤재가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윤재가 생각보다 더욱 담담해서 너무 놀랐다. 세상에 윤재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했는데, 윤재 곁에 하나둘씩 좋은 사람들이 생겨서 내가 다 기뻤다.

 

결국 완전한 해피엔딩이어서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도 엄마가 돌아와서 기뻤다. 비현실적이긴 해도, 소설이니까 소설만큼은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제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있게 된걸 엄마가 알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리고 이제는 정말 곤이가 정신을 차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곤이는 나에게 애증의 인물이었다.

 

 

아몬드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을 것 같고, 당분간 여운이 많이 남을 것 같다.